쌍용자동차가 8년 만에 내놓은 코란도 풀체인지 출시 행사에 다녀왔다. 레벨 2.5라고 자신있게 밝힌 자율주행 기능을 이용해 봤는데 기대 이상의 실력을 보여줬다.
코란도 풀체인지 출시 행사는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진행됐다. 행사는 설명회와 포토세션, 시승 순으로 이어졌다.
근육질 남성에서 영감을 얻은 외관
본격적인 시승기에 앞서서 디자인 얘기를 하자면, 잘 빠졌다. 쌍용차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전면과 후면 모두 근육질 남성의 몸매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고 한다.
포토세션에 준비돼 있던 쌍용자동차 코란도 풀체인지
전면부를 놓고 보면 헤드램프가 가슴 근육, 그릴이 식스팩에 해당되는 셈이다. 그 정도로 강인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정도로 해석하면 될 듯하다.
헤드램프에는 쌍용차 최초로 LED 램프가 적용됐다고 한다. 테일램프는 방향지시등과 정지등을 따로 구분했다. 방향지시등이 범퍼 쪽에 있다는 점은 시인성 측면에서는 좀 불리할 것 같다.
쌍용자동차 코란도 풀체인지
항공기 조종석을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
운전석에 앉으니, 쌍용차가 말한데로 전투기의 조종석 같은 첨단의 감성이 느껴졌다. 쌍용차는 이같은 점에서 영감을 얻어 대쉬보드 디자인에 '블레이즈콕핏'(Blaze Cockpit)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10.25인치 풀디지털 계기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10.25인치 풀디지털 계기판이었다. 크기도 널찍해 한눈에 들어올뿐만 아니라 해상도도 좋고, 색감도 세련됐고, 폰트도 깔끔했다.
디지털 계기판은 다양한 스타일로 변환이 가능하다. 위 사진과 같이 속도 위주의 세팅도 가능하고, 클래식하게 두개의 아날로그 타코미터가 보이는 스타일도 가능하고, 내비게이션을 계기판 화면으로 불러오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스타일을 전환할 때 나오는 미래지향적인 그래픽이 인상적이다. 마치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할 때 같은 느낌.
사실 전부터 쌍용차가 계기판 디자인 하나만큼은 제대로 만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풀디지털 계기판은 다른 차종에도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코란도 풀체인지 대쉬보드에 적용된 무드램프
글로브박스 위쪽과 1열 도어 트림에 적용된 무드램프도 세련된 느낌을 풍겼다. 34가지 색이 선택 가능하다고 한다.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직접 보면 3D처럼 보인다. 제일 바깥에 있는 라인부터 시작해서 점점 안쪽으로 깊어지는 느낌이다.
'블레이즈콕핏'이라 명명된 대쉬보드. 하이그로시 소재가 많이 적용됐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요즘 트렌드와 거리가 있는 하이그로시 소재를 많이 사용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나쁜 디자인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젊은 층을 타겟으로 삼는 준중형 SUV 차량에 썩 어울린다는 느낌도 아니다.
여유로운 2열과 트렁크 공간
코란도 풀체인지 2열
2열과 트렁크 공간은 상당히 넓었다. 평소 운전하던 대로 운전석 시트의 포지션을 세팅해놓고 2열에 가서 앉아봤는데, 무릎 앞에 주먹 하나가 여유롭게 들어갈 정도로 레그룸에 공간이 있었다.
헤드룸도 마찬가지였다. 주먹 한개 이상이 들어갈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참고로 필자의 키는 179cm다. 성인 남성 4명이 타도 여유있는 구성이라는 얘기다.
코란도 풀체인지 트렁크. 매직트레이를 열면 19cm 깊이의 공간이 나온다. 2열 시트를 접을 수도 있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551리터로, 동급 최대다. 특히 매직트레이를 활용해 19cm 깊이의 매직스페이스를 추가로 활용할 수 있어 매우 편리했다. 매직트레이를 열고 닫는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지만. 필요에 따라서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2열 시트를 접을 수도 있다.
묵직한 주행감
쌍용자동차 코란도 풀체인지
설명회와 포토세션이 모두 끝나고 시승 행사가 시작됐다. 각자 조를 나눠 준비된 시승 차량에 올라탔다. 필자가 배정받은 차는 오렌지팝 색상이었다.
시동을 걸고 주행을 시작했다. 운전대를 잡은 손에 전해지는 무게감이 상당했다. 조향할 때 느낌이 며칠 전 시승해본 렉스턴 스포츠 칸보다도 훨씬 묵직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1.6리터 디젤 엔진의 가속감은 시원했다. 중저속 구간에서 답답함 없이 질주가 가능했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에서도 생각보다 시원시원하게 나가줬다. 엔진의 성능을 개선해 최고 출력을 136마력으로 끌어올린 덕분이다.
자율주행으로 손발에 자유를
준중형급에서 이 정도면 충분하지라고 생각하면서, 자율 주행 기능을 이용해봤다. 코란도 풀체인지 모델에는 쌍용차 최초로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됐다.
막상 이용해보니 처음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한 수준의 자율주행 능력을 보여줬다. 필자는 시승 구간 중에서도 인천대교에서 주로 자율 주행 기능을 이용했다.
인천대교를 달리고 있는 쌍용자동차 코란도 풀체인지
속도 제한이 시속 100km인 관계로 이에 맞춰 속도를 설정했다. 그리고 악셀레이터에서 발을 뗐다. 차선 유지 기능이 켜져 있는 것을 확인한 후 운전대를 잡고 있던 손도 놨다. 사실상 코란도 스스로 운전을 하기 시작한 셈이다. 필자는 감독만 할뿐.
코란도의 운전 실력은 상당했다. 차간 거리를 유지하면서 앞차가 속도를 줄이면 알아서 감속을, 반대로 속도를 높이면 설정한 속도까지 알아서 가속을 했다.
차선 유지 실력도 수준급이었다. 직선 구간에서는 물론, 각도가 심하지 않은 코너 구간에서 차선을 이탈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달려줬다.
여기에 더해 내비게이션과 연동,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가 제한 속도보다 높을 경우 알아서 감속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아쉽게도 필자는 제한 속도에 맞춰 크루즈 속도를 설정해놓는 바람에, 이 기능은 이용해볼 수 없었다.
인천대교를 달리고 있는 쌍용자동차 코란도 풀체인지
딥컨트롤이라고 명명된 코란도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레벨 2.5 수준의 능력을 발휘한다고 쌍용차가 밝힌 바 있다.
쌍용차에 탑재된 자율주행 시스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능은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과 차선 중심 추종 제어(LCFA) 및 차선 유지 보조(LKA), 고속도로 안전 속도 제어(NICC) 등 3개다.
이밖에도 코란도에는 총 16가지 첨단 안전 보조 장치가 탑재돼있다. 너무 많아서 다 이용해보기에 시간이 부족할 정도였다.
인천대교를 달리고 있는 쌍용자동차 코란도 풀체인지
이 정도면 프리미엄급 차량에서나 볼 수 있는 자율주행 기능이다. 2천 만원대 차에서 이 정도의 자율주행 기능을 누릴 수 있다니, 세상 참 좋아졌다.
사실 자율주행이 진짜 필요한 때는 출퇴근 길과 같은 정체구간에서다. 이번 시승에서는 정체구간이 없었지만, 코란도의 딥컨트롤 기능을 활용하면 훨씬 더 편안한 출퇴근 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결론
잘 생기고, 잘 달리고, 때로는 스스로 달려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준중형 SUV 시장에 '물건'이 나타났다.
(이 글은 샘플입니다)
올레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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